육군의 한 부대장이 부대에 제공되는 부식 자재를 수시로 횡령한 사실이 폭로됐다. 해당 부대장은 부식 횡령 외에도 취사병에게 음식 타박을 하며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군수 사령부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한 장병이 ‘군 수사 예하부대장 부식 횡령 및 갑질 의혹’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부대장의 행태를 폭로했다.
제보자(장병)는 “부대장이 작년 3월경부터 다양한 종류의 부식 자재를 수시로 횡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대장이 꽃게 2.5㎏ 3봉지, 두부 3㎏, 우렁이, 계란, 포도, 샤인 머스켓 1박스, 삼겹살 6㎏ 이상, 전복 1㎏ 2봉지, 바나나우유 20개, 베이컨, 바나나, 사과, 골뱅이, 치킨, 멸치, 새우, 잡곡류, 단감 1박스를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작년에 삼계탕이 나올 때마다 큰 냄비째로 취사병에게 담으라고 시킨 뒤 사유지로 가져갔다. 50마리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가을쯤 부대장의 어머님이 아프다며 부대 내 개인 사유지에 들어와 계신 적도 있다”며 “1~2주간 아침마다 부대장님과 부대장 어머님의 도시락을 따로 만들었다. 부식으로 들어온 낙지를 데친 후 낙지 초무침도 만들어 따로 대접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제보자는 “부대장이 ‘음식의 맛이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다’며 수시로 지적하는 등의 갑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취사병에게 점심 메뉴인 갑오징어를 7차례 이상 계속 먹이면서 ‘문제가 뭔지 말해봐, 맞힐 때까지 계속 먹일 거야’라는 말을 하는 등 ‘어머니가 해준 맛이 안 난다’며 가혹행위를 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군수사령부는 입장문에 “부대는 사안의 중대성을 무겁게 인식하여 해당 부대에 대한 감찰 및 군사경찰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해당 부대장의 법령 준수 의무 위반 등 일부 혐의가 식별되어 보직해임 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군사경찰 조사 결과, 부대장 모친에 대한 도시락과 부식 제공, 부식의 별도 청구 및 임의 사용 지시, 조미료 횡령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끝으로 “차후 비위사실에 대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면서 “차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대 관리에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대책 마련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