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코리아, 황우석 박사 스캔들 재조명
말·낙타 복제 사업 지원, 라티파 왕세자빈 누구?
줄기세포 조작 사태·사건 요약

KBS 1TV '다큐인사이트'에서 '황우석 스캔들'을 재조명한 '모던 코리아 - 멋진 신세계'가 방송됐다. 방송 이후 논문 조작 사건으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대명사가 붙어버린 황우석 박사의 근황이 알려져 화제다.

황우석 박사는 중동으로부터 동물 복제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성을 인정받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생명공학연구원'을 설치해 복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왼쪽: 황우석 박사, HelloDD / 오른쪽: 미탈리포프 교수팀이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는 모습.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고 전기·화학 자극을 통해 난자를 활성화하는 기술이 배아줄기세포 복제의 핵심이다. -셀 제공.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 왼쪽: 황우석 박사, HelloDD / 오른쪽: 미탈리포프 교수팀이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는 모습.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고 전기·화학 자극을 통해 난자를 활성화하는 기술이 배아줄기세포 복제의 핵심이다. -셀 제공.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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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황우석 스캔들' 

2004년 2월 13일, 서울대학교는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한 발표를 했다.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복제 및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때만 해도 황우석 박사는 이렇게 세계적 스타로 성장할 것만 같았다. 그에게 '난치병 환자들의 구원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기 때문.

동아사이언스
동아사이언스

하지만 해당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고, 황우석 박사는 서울대 교수직에서 영구 파면 및 사기·횡령, 난자 불법 거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황우석 박사 스캔들을 재조명한 KBS 1TV '다큐인사이트' '모던 코리아 - 멋진 신세계'가 방송됐다. 방송 이후 황우석과 관련된 근황이 대중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새로운 연구?... 중동에서 시작할 것

황우석 박사는 현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생명공학연구원'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한국일보는 "황우석 박사가 중동으로 옮겨 10월 부터 동물 복제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생명공학연구원을 차려 10월 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반려견과 낙타, 종마 복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한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아부다비는 동물 복제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황 박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동물 복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황우석 박사, 한국일보
동물 복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황우석 박사, 한국일보

놀라운 점은 "중동지역 대상의 반려견 복제 사업은 이미 하고 있으며 10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확대해 낙타, 종마 복제도 할 예정"이라는 것. 

아부다비 정부에서 동물 복제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반려견 복제 비용이 마리당 10달러를 웃돌 만큼 고가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낙타와 종마는 복제 가격이 반려견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간다. 

또한 낙타는 중동 지역에서 군용 및 스포츠용으로도 쓰이며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귀한 재산이다. 그래서 중동 부자들이 우수한 낙타 사육과 번식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따라서 낙타와 종마 소유주들에게 황 박사의 동물 복제 기술은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떡잎을 알아봤다? 황우석에 의뢰한 이들

사실 황우석 박사가 중동에 둥지를 튼 것은 2016년 아랍에미리트의 공주 겸 라티파 알 막툼 왕세자빈(33·Latifa Al Maktoum)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준 것이 계기가 됐다. 라티파 왕세자빈은 집 안에서 사자, 호랑이, 오랑우탄 등을 기르는 상당한 동물 애호가다. 

2016년 라티파 왕세자빈은 복제를 의뢰했던 개를 인수하기 위해 황 박사가 속했던 수암생명공학 연구원을 방문했고, 두바이에 '황우석 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바이오 공동사업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KBS 다큐인사이트 '모던 코리아 - 멋진 신세계' 방송 캡처
KBS 다큐인사이트 '모던 코리아 - 멋진 신세계' 방송 캡처

이보다 훨씬 전, 황 박사는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진행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급습해 사살한 작전에서 활약한 미국 군견을 사후 복제하며 중동과 러시아 등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9·11테러 당시 생존자 구출에 나섰던 구조견과 2018년 미국의 유명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반려견도 황 박사가 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석 박사, 한경뉴스
황우석 박사, 한경뉴스

생명공학 기술이 앞선 미국도 2016년까지 개 복제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황 박사는 2018년까지 1,000마리가 넘는 반려견을 복제하며 독보적 동물 복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의뢰한 '매머드 복제'는 현실화하지 못했다. 명예 회복을 꿈꾸며 매머드를 되살리려던 황 박사의 시도가 무산된 것. 

 

줄기세포 논란, 황우석 박사 근황

한편 1999년 복제소 영롱이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황우석 박사는, 참여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았고 '세계 유일'의 성과들을 쏟아내며 의학혁명을 예고했다.

미국, 영국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앞장서 대한민국에 줄기세포 허브를 설치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상이었다.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애초에 없었고, 불치병을 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던 환자들에게 더욱 큰 절망감을 안겨주게 됐다.

채용 공고 사이트에 올라온 황우석 박사 연구소의 상시 채용 공고 / 잡코리아 캡처
채용 공고 사이트에 올라온 황우석 박사 연구소의 상시 채용 공고 / 잡코리아 캡처

황우석 박사는 195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여러 동물 복제에 성공했으나 2005년 PD수첩을 통해 논란이 커졌고, 결국 2014년 8월 22일 서울대에서 파면 처분을 받았다.

황 박사는 2020년 이후 중동에 머물고 있다. 채용 사이트 잡코리아에는 '생명공학 분야 연구원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상시 채용 공고가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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