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심판 SNS 폭격 중.. 나라망신?
세르지우 수석코치, "공정하지 못한 결정"
용병술의 잘못 vs 개인 기량의 부족
포르투갈전 감독의 부재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년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독일과 멕시코, 스웨덴이 속해있는 조에서 마지막 3차전이 모두 끝날때까지 경우의 수를 따졌던 상황이 되풀이될 예정이다. 

이와는 별개로 파울루 벤투(53) 감독에게 느닷없이 레드카드를 뽑아 든 앤서니 테일러 심판에게 SNS를 통한 비판이 확산돼 논란이다. 일각에선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국민성을 드러냈다며 그만하라는 목소리도 외치고 있다.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 때아닌 VAR 오심 논란과 함께 월드컵 역사상 초유의 감독 퇴장이라는 사건으로 한국 축구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왼쪽: 레드카드 받는 벤투 감독, 뉴시스 / 오른쪽: VAR 판독(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왼쪽: 레드카드 받는 벤투 감독, 뉴시스 / 오른쪽: VAR 판독(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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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퇴장, 김영권 선수의 퇴장을 대신한 희생?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예선 H조 2차전, 가나 축구대표팀과의 경기 종료 직전에 얻은 코너킥 기회를 뺏은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판정을 두고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은 추가시간 10분이 다 끝나갈 때 코너킥 기회를 얻었다. 가나 선수들이 추가시간에 경기를 지연했기 때문에 한국이 공세를 펼칠 시간이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테일러 주심은 한국에 코너킥을 지시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했다.

코너킥 상황에 경기를 종료시킨 심판에 항의하는 선수들 / 뉴스1
코너킥 상황에 경기를 종료시킨 심판에 항의하는 선수들 / 뉴스1

이날 경기가 끝나며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는데, 그 이유가 김영권 선수의 퇴장을 막기 위한 그림이었다는 추측도 일어 국내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안기고 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 종료 휘슬을 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벤투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자 레드카트를 꺼내고 있다. 2022.11.28 / 뉴스1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 종료 휘슬을 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벤투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자 레드카트를 꺼내고 있다. 2022.11.28 / 뉴스1

후반 55분,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경기를 종료시키자 우리 선수들은 주심에게 따지며 격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김영권 선수는 주심 앞에서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자칫하면 김영권이 퇴장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김영권 선수 / SBS
심판에게 항의하는 김영권 선수 / SBS

주심은 김영권에게 카드를 꺼내려는 듯 주머니에 손을 넣었고, 이때 벤투 감독이 다급히 달려와 카드를 꺼내려던 주심의 팔을 붙잡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김영권 선수 / SBS
심판에게 항의하는 김영권 선수 / SBS

결국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줬고, 이로써 벤투 감독은 다음 경기 때 전술을 적은 노트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라커룸 입장도 금지된 채 VIP룸에서 관전해야 하고, 전자기기로 코치진과 소통도 할 수 없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받았으면 김영권 퇴장이었네", "민재, 영권 다 빠지면 힘들지", "벤버지의 혜안"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탄했다. 

 

가나전 퇴장 심판, 3년 전 손흥민 퇴장시킨 심판이다

사실 앤서니 테일러는 2010년부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해왔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심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부터선 국제심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한국 축구와 이미 악연이 있는데, 2019년 12월 첼시와의 2019-2020 시즌 18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30·토트넘)이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29·現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합 중 발을 들어 올렸다며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줬다.

손흥민이 지난 2019년 12월 첼시전에서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 뉴스1
손흥민이 지난 2019년 12월 첼시전에서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 뉴스1

손흥민이 안토니오 뤼디거와 볼 경합 과정에서 밀려 넘어진 뒤 양발을 뻗었는데, 주심은 보복성 플레이로 판단해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던 것. 이로 인해 손흥민은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토트넘의 항소도 기각됐다. 

테일러 심판은 레드카드를 곧잘 꺼내 드는 성향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테일러 심판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가장 많이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5차례나 퇴장을 줬다. 

분노한 한국 축구팬 / 앤서니 테일러 SNS
분노한 한국 축구팬 / 앤서니 테일러 SNS

레드카드는 그야말로 경기를 뒤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하지만, 이번 가나전에서 벤투 감독이 받은 레드카드는 다른 의미로 월드컵 역사에 남을 사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심판 판정 항의, 오심이라면 결과 바뀔 수 있나?

벤투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을 두고 축구팬 사이에선 벤투의 항의는 정당한 행위였다는 의견과 카드가 나온 것 자체가 오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항의가 정당했는지 와는 별개로 FIFA는 심판에 대한 불만 및 항의의 표현 혹은 심판과의 대립을 위해 경기장 내부로 들어오는 행위를 모두 퇴장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벤투 감독 / 뉴스1
심판에게 항의하는 벤투 감독 / 뉴스1

추가시간이 7초 남은 코너킥 상황에서 주심이 경기를 강제로 끝낸 상황에 대해선 항의를 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추가시간에 추가 공격 찬스를 주는 것을 반드시 지켜야 되는 명시된 룰은 아니다. 엄연히 심판 재량의 영역인 것.

과서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축구의 금과옥조로 '오심도 경기의 하나'라는 게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그 자리에서 잘잘못이 드러난다. 기술의 발전을 공정성이라는 경기의 대원칙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 온라인 커뮤니티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으로 심판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반발하는데, 정작 경기에서 보호해야 할 가치는 권위가 아니라 정확한 판정"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테일러 심판의 '오심' 논란은 결과를 바꿀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일각의 여론과는 다르게, 모든 스포츠에서 종료 휘슬이 울리면 그 경기는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벤투 감독, 테일러 심판 프로필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파울루 벤투는 1969년생으로 포르투갈 국적의 축구선수 출신 감독이자 現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소속 선수로 대한민국을 방문했으며, 한국 대표팀과 32강 본선 조별리그 경기를 가졌던 바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선수 시절 / 온라인 커뮤니티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선수 시절 / 온라인 커뮤니티

은퇴 후 스포르팅 CP,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며, 특히 유로 2012에서는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8년 8월 23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2003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움베르투 코엘류에 이어 두 번째로 포르투갈 출신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됐다. 또한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중 최장기로 재임 중에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치진 / 온라인 커뮤니티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치진 /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의 중심인 앤서니 테일러는 1978년생으로 잉글랜드 국적의 심판이다. 

FA 소속으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심판으로서 2002년 노던 프리미어리그를 시작으로 2004년 콘퍼런스 프리미어, 2006년 잉글리시 풋볼 리그, 2010년에 와선 프리미어 리그를 주 무대로 활동 중이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 / 뉴스1
앤서니 테일러 주심 / 뉴스1

2013년 1월 1일, FIFA 국제 심판 자격을 얻은 뒤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이 테일러의 월드컵 데뷔전이기도 하다. 공격팀의 코너킥 상황에서 추가시간이 소진되자마자 경기를 끝내버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한국 vs 포르투갈전 전망, 16강 마지막 경우의 수?

한편, H조는 포르투갈이 2연승(승점6)을 거두며 조기 16강행을 확정했다. 각 조2위까지 주어지는 16강행 남은 티켓은 한 장 뿐이다. 

현재 가나가 1승 1패(승점3, 5골5실점, 골득실0)로 2위다. 한국과 우루과이가 나란히 1무1패(승점1)다. 골득실에서 앞서는 한국(2골3실점, -1)이 3위, 우루과이(0골2실점,-2)가 최하위 4위다. 

카타르 월트컵 H조 16강 진출 경우의 수 / 온라인 커뮤니티
카타르 월트컵 H조 16강 진출 경우의 수 /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은 자력 16강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의 16강 진출 대전제는 포르투갈전 승리이고, 포르투갈을 꺾은 후엔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한국은 포르투갈에 비기거나 지면 탈락이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는다는 전제하에, 우루과이-가나전 결과에 따른 경우의 수는 크게 3가지다. 일단 우루과이가 가나에 진다면, 한국은 바로 탈락이다. 가나가 승점 6점이 되는 반면 한국은 승점 4점에 그치기 때문.

카타르 월트컵 H조 16강 진출 경우의 수 / 온라인 커뮤니티
카타르 월트컵 H조 16강 진출 경우의 수 / 온라인 커뮤니티

두 번째 경우의 수는 우루과이와 가나가 비기는 경우다. 그럴 경우 한국과 가나가 나란히 1승1무1패(승점4)가 된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세 번째 경우의 수는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기는 경우다. 그럴 경우 가나는 4위로 탈락하고, 한국과 우루과이는 나란히 1승1무1패(승점4)가 된다.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현재 한국이 -1, 우루과이가 -2다. 

이미 16강행을 확정한 포르투갈이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주전을 제외하고 힘을 뺼지는 미지수다.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G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을 만나기 때문이며, 더군다나 1무1패에 그친 우루과이가 가나를 잡아준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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