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 출연진 선정 논란이 연일 뜨거운 가운데 김호영을 고소한 옥주현이 공개 사과에 나섰습니다. 옥주현의 인맥 논란으로 시작된 이 사건, 뮤지컬 1세대 선배들조차 옥주현에게 등을 돌린 상황입니다.

첫 시작은 2022년 8월에 개막하는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기념 공연 캐스팅이 옥주현의 인맥이 대거 작동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많은 팬들은 그간 주인공 역을 맡아 훌륭한 노래와 연기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흥행을 이끌었던 김소현, 조정은, 신영숙 등의 베타랑 배우들을 보고싶은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10주년인 만큼 ‘엘리자벳’을 알린 배우들이 나와야 된다는 입장이죠. 김소현 배우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공연을 항햔 호의적인 글을 올리는 등 충분히 어필해왔는데요. 그러나 1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가 무색하게도 원톱 주연인 엘리자벳 역할을 포함하여 다른 배역에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이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특히나 옥주현과 더불어 엘리자벳 역할에 더블 캐스팅된 이지혜가 논란이 중심에 섰는데요. 평소 옥주현이 이지혜를 ‘딸’이라고 부르는 등 매우 절친한 사이라고 합니다. 이 외 새로 캐스팅된 몇 배우들도 옥주현과 친분이 두텁다고 하네요. 배우도, 팬들도 10주년 기념 공연에 생각했던 배우가 오르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는 상황에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사리 판은 옛말이다. 이젠 옥장판이다." 라는 글귀와 함께 옥장판 사진과 무대 이미지를 올렸는데요.

옥장판이 정말 옥주현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대다수의 팬들은 이를 옥주현이 직접적으로 캐스팅을 좌우했다는 메시지로 해석했고, 뮤지컬 배우 신영숙, 정선아 등 몇 유명 배우들이 옥주현의 SNS 계정 팔로우를 취소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이후 여러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제작사 측은 “캐스팅은 제작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답을 남겼고 옥주현 또한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수백 억의 돈이 드는 프로젝트를 총괄할 권한은 오직 제작사에만 있다. 나는 이 논란을 해명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는데요.

결국 옥주현은 동료 배우인 김호영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게 됩니다. 사실 고소 사실과는 별개로, 구체적 사실 적시가 아니며 올린 것은 옥장판 사진밖에 없기 때문에 이 건으로 명예훼손이 성립되긴 힘들죠.

이 과정에서 옥주현은 김호영에게 어떠한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사적으로 연락해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었는데도 무작정 고소했다는 사실에 여론은 더 나빠지게 됩니다. 논란이 계속되던 와중 최정원, 남경주, 박칼린 등 대한민국 1세대 뮤지컬 배우 및 관계자들이 현 사태를 통탄하는 장문의 글을 SNS로 공유하기 시작했는데요. 장문의 핵심은 배우, 스태프, 제작사가 지켜야 할 정도(正道)입니다.

위 글을 정리하자면 즉, "특정인의 입김으로 제작사가 본디 내정된 배우를 내치고, 해당 특정인과 가까운 배우로 갑작스럽게 교체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으로 모여드는 말들이죠.

이렇듯 배우 및 관계자들의 연이은 동참은 '뭐가 있긴 있나 보다' 하는 여론을 일으키고 있는 동시에, 해당 글은 물론 어디서도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기에 '단순 여론몰이로 아직 잘못이 불명확한 한 사람을 묻으려는 거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진위여부를 떠나 해당 논란이 발생한 이후 뮤지컬 쪽 관계자들 중에서 직간접적으로 옥주현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예 전무한 것을 보고 "이런 류의 논란은 어지간하면 의견이 둘로 갈라지기 마련인데, 저 정도까지 일방적으로 한쪽에 안 좋은 시선이 몰릴 정도면 평소에 얼마나 사이가 안 좋았던 건가"냐며 경악하는 시선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결국 옥주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소에 대한 사과를 했는데요. 다만 ‘엘리자벳’에 공연 캐스팅에는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초로 뮤지컬계가 발칵 뒤흔들린 이 사건, 과연 어떤 결말으로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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