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뉴시스 / 경복궁
출처 = 뉴시스 /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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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됐던 명품 패션 브랜드 구찌 패션쇼가 예정대로 11월1일 경복궁에서 열린다.

8일 구찌코리아는 "11월1일 서울 경복궁에서 '구찌 코스모고니(Gucci Cosmogonie)' 컬렉션의 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경복궁에서 여는 구찌 패션쇼에 대해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출처 = 보그코리아 갈무리
출처 = 보그코리아 갈무리

이는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촬영한 한복 콘셉트 화보가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직후라 부담을 느낀 탓이었다. 

이에 당시 문화재청 측은 “경복궁을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지만, 의도치 않게 정쟁화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출처 = 뉴시스 / 최응천 문화재청장
출처 = 뉴시스 / 최응천 문화재청장

더불어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국회에서 화보 논란에 사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시만 해도 내부에서는 패션쇼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구찌 측은 해외 패션·문화·연예계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둔 터라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이후 문재청 관계자는 8일 한 보도매체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경복궁 구찌 패션쇼’ 개최가 어렵겠다는 보도 이후 구찌 측에서 강력한 개최의지를 보였다"면서 “구찌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탈리아의 고성(古城)에서도 패션쇼를 한 적 있어서 안전·보존 조치에 관한 철저한 이행계획서를 5일 제출했고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문화재청을 통해 행사 취소 소식이 알려진 뒤 열흘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현재 이렇듯 문화재청에서 다시 입장을 번복해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그러나 문화재청이 명확한 기준 없이 몸을 사리면서 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 뉴시스 / 서울시내 구찌 매장
출처 = 뉴시스 / 서울시내 구찌 매장

구찌는 앞서 이탈리아 피티 궁전에서도 패션쇼를 열었었고,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샤넬의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덕수궁, 창덕궁 등이 패션쇼 무대가 된 바 있다.

한편 문화재위원회 출신의 한 대학교수는 "경복궁과 근정전에서 열리는 패션쇼라 하더라도 필요한 조건에 따라 하면 되는데 (문화재청이 나서)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문화재청 출신의 한 문화재 전문가는 "문화재 활용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 있을 텐데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외부 눈치를 보다 보니 (행정) 결정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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