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 귀국길 현실화
앞서 성남시 코치 지원으로 논란
한국 버리고 러시아간 계기, '부상 때문'
실력과 상반된 타국 찬양에 코치 자질 우려

(좌)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Machu Photo Agency. (우)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SBS 뉴스
(좌)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Machu Photo Agency. (우)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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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의 귀국길이 현실화됐다. 앞서 그가 성남 시청 쇼트트랙 코치 공개채용에 지원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바, 최근 서류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 아니냐”라며 “러시아 훈장 받아 충성하고, 중국이 금메달 땄다고 기뻐하는 자에게 한국 코치 자질이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짜 오려나보네, 귀국길 현실화될까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일요신문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일요신문

러시아로 귀화한 뒤,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경력을 쌓은 쇼트트랙 전설 빅토르 안(개명 전 안현수)의 국내 복귀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일요신문은 한 빙상 관계자가 “성남 시청 쇼트트랙 코치 공개채용에 총 7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성남 시청이 1월 10일경, 공고를 통해 7명 전원에게 서류 합격을 통보했다”고 알려온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면접은 12일 진행될 예정”이라며 “빅토르 안의 국내 복귀 여부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빅토르 안이 면접장에 나타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라 전했다고 보도했다.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동아일보 DB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동아일보 DB

일요신문에 따르면, 성남 시청 쇼트트랙 코치 공개채용 면접은 성남 시청 3층에서 열릴 계획이다.

앞서 성남 시청은, 기존 채용 공고를 통해 1월 6일 전후로 서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서류 합격자 발표가 예정보다 조금 늦어진 상황에서 지원자 전원이 서류 전형에 합격한 사실이 전해졌다.

게다가 최종 합격자 발표는 1월 20일 전후로 예정돼 있었으나, 1월 11일 기준 성남 시청이 해당 발표일을 1월 31일로 연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빅토르 안 지원 사실이 알려진 뒤 채용 일정에 변화가 생긴 것과 관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후문.

이미 성남시에 문을 두드렸네, 앞선 코치 지원 논란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이 메달 수상 후 손을 흔들고 있다./SBS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이 메달 수상 후 손을 흔들고 있다./SBS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

앞서 빅토르 안이 최근 성남시의 직장운동부 쇼트트랙팀 코치직 공개채용에 응시한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최근 성남시는 직전까지 빙상단을 이끌던 손세원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지난달 19일 ‘시 산하 쇼트트랙팀 코치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손 전 감독은 2018년 지방 선거 당시 학생 선수와 학부모 등을 민주당원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이들에게 은수미 전 시장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도록 독려해 한차례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다.

한편 과거 한국을 등지고 러시아로 귀화했던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가대표로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연류돼 불참했다.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이 중국 대표팀 승리에 손을 흔들며 기뻐해 파문이 일었다./SBS 뉴스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이 중국 대표팀 승리에 손을 흔들며 기뻐해 파문이 일었다./SBS 뉴스

이후 2019년 중국으로 건너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를 맡은 바 있다.

그가 이끄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에도 그는 중국팀이 우승하자 소리 지르며 손까지 치켜들어 논란을 낳았다.

이러한 그가 성남 시청팀 코치직을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에, 쇼트트랙 팬들은 공분을 일으켰던 것.

팬들은 “귀국은 너네 러시아로 가는 거다”, “러시아 군대나 가라” 등의 의견을 내며 그의 코치직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비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현수가 군대에 징집병으로 끌려갈 수 있다”며 “그가 국방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한국 쇼트트랙 선수로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한국 버리고 러시아 간 이유, 대체 무엇 때문?

안현수(32, 빅토르 안)이 귀화 사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MBC '휴먼다큐 사랑'
안현수(32, 빅토르 안)이 귀화 사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MBC '휴먼다큐 사랑'

한때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로 섰던 그가, 귀화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 귀화 이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그가 뽑은 귀화 사유 중 제일 큰 이유는 부상이었다.

그는 “2008년을 좋은 대우로 성남 시청에 입단했는데, 한 달 만에 부상을 당했다”면서 “믿고 영입한 시청에 보여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빨리 좋은 모습 보여야겠다고 많이 노력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계약이 끝나는 해 팀이 해체됐고, 여러 문제로 시끄럽고 부상도 있어서 다른 시청 팀을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꼭 한 번 더 나가보고 싶었다”면서 “나를 위한 선택이었고 모든 걸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 후회는 없다”고 강조해 말했다.

"출중한 실력에 반대되는 행실", 교육자 자질은?

빅토르 안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으로 출전한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환호하고 있다./뉴시스
빅토르 안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으로 출전한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환호하고 있다./뉴시스

다른 한편, 빅토르 안의 코칭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 또한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그는 소치 올림픽에서 1.5KM 결승전에서 동메달, 1KM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연달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해낸 바 있다.

세계 선수권 경기에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한 빅토르 안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러시아 선수단 도핑 의혹이 터져 참가가 불발돼 은퇴하고 만다.

이후 중국 쇼트트랙 기술코치를 역임하게 되는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자신이 코칭을 맡은 팀이 첫 금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얻었다.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매일경제
귀화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의 모습/매일경제

이에 한 중국 매체는 “현역 시절 6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이 이번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중국의 우승에 도움을 줄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며 그의 코칭에 만족스러워하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그의 행적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화려한 수상 기록과 실력을 겸비하며 코칭까지 완벽하게 해낸 빅토르 안이, 성남 시청 코칭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러시아 훈장 받았다고 충성하고 중국 대표팀이 금메달 땄다고 함성 지르는 자에게 코치 자질이 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국적 논란과 국가적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 교육자가 되기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실력과 가르침만큼은 흠집이 없다는 평이 주를 이루기에 빅토르 안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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