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 튀르키예 파견
주변 갈등 국도 도움의 손길, 자국 요리사는 5000명 먹여
튀르키예 후원금 사기 범죄도 잇따라 발생 중

사진=(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뉴시스, 김민호 기자 그래픽. (우) AI 생성 이미지가 모금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BBC NEWS 코리아
사진=(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뉴시스, 김민호 기자 그래픽. (우) AI 생성 이미지가 모금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BBC NEWS 코리아
관련기사

터키의 형제국인 대한민국의 긴급구호대 KDRT 2진이 후속 파견됐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둘러싼 주변 갈등 국 역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자국에선 출신 요리사가 매일 5000여 명의 식사를 제공하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기부금 사기 범죄도 이뤄지고 있는 소식도 전해졌다. BBC 뉴스 코리아는 AI 생성 이미지가 모금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 파견

대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이 파견됐다. 뉴스1에 따르면 17일 낮12시(현지시간)쯤 우리 구호대 2진이 탄 공군 KC-330 수송기가 튀르키예 남동부 아다나 공항에 착륙했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지 약 12시간 만의 소식이었다. 

사진=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 대원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로 출발하고 있다/뉴스1
사진=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 대원들이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로 출발하고 있다/뉴스1

구호대 2진은 구호대장을 포함한 총 21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소속 공무원 2명, 국립중앙의료원 및 한국국제의료보건재단·국방부 소속 의료팀 10명, 코이카(KOIKA·한국국제협력단) 직원 5명, 민간 긴급구호단체 요원 4명으로 이뤄졌다. 

사진=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외교부
사진=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외교부

이번에 파견된 구호대의 주요 임무는 지진 피해에 따른 이재민 구호 활동과 함께 튀르키예 측과의 협의를 통한 긴급 및 장기 재건 복구 수요 등 필요한 지원 사업 내용을 파악하는 데 있다고 전해졌다. 의료팀의 임무 역시 현지에서의 직접적인 의료 활동이 아닌, 튀르키예 측의 정확한 '의료 수요'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500년 앙숙 그리스 구호활동 시작

상황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도 같았다. 심지어 튀르키예, 시리아와 갈등을 빚어왔던 주변 국 역시 이번 강진을 계기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라, 15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교장관과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교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국경 개방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회복할 의향이 있으며 관련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갈등국 아르메니아, 그리스에서 튀르키예 피해 구호에 나섰다/뉴시스
사진=갈등국 아르메니아, 그리스에서 튀르키예 피해 구호에 나섰다/뉴시스

심지어 두 나라는 1993년 튀르키예가 전쟁 중이던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면서 아르메니아와 30여 년 동안 단절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지진 피해 발생 이후 각국의 손길이 뻗치고 있는 상황 속 피해 구호를 위해 국경 검문소를 개방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르메니아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우정의 손길을 건넸다"며 "인도주의적 분야의 협력이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튀르키예-시리아 중동 지역 정세를 나타낸 그림/동아일보
사진=튀르키예-시리아 중동 지역 정세를 나타낸 그림/동아일보

또한 동지중해 천연가스 개발권과 에게해 영유권 분쟁으로 대립해 온 그리스 역시 대규모 구조대원을 파견한 사실이 전해졌다. 게다가 두 나라는 오스만 제국이 그리스를 식민 지배한 이래로 500여 년 동안이나 앙숙인 관계였던 터라 세계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푸드트럭 끌고 온 튀르키예 요리사

튀르키예 자국 내에서는 본국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매일 구호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요리사의 소식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튀르키예 출신 요리사 누스레트 괵체(39)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푸드트럭 영상을 게재하며 "매일 5000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비스"라며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튀르키예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세계에 호소했다. 

사진=튀르키예 출신 유명 요리사 누스레트 괵체(39)/인스타그램 'nusr_et'
사진=튀르키예 출신 유명 요리사 누스레트 괵체(39)/인스타그램 'nusr_et'

그는 앞서 현란한 손놀림을 위시한 생고기에 소금을 치는 퍼포먼스로 '솔트배'(Salt Bae)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더군다나 SNS로 얻은 유명세를 통해 이스탄불, 뉴욕, 두바이, 런던 등 내로라하는 도시들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운영해왔다. 

사진=음식을 받아가기 위해 줄을 선 튀르키예 주민들/인스타그램 'nusr_et'
사진=음식을 받아가기 위해 줄을 선 튀르키예 주민들/인스타그램 'nusr_et'

괵체가 공개한 SNS 사진 속엔, 이동식 주방으로 개조한 트레일러 안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고기 요리 재료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비장한 마음으로 서있는 모습이 담겨있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둠이 짙게 내린 밤 피해 주민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도 담겼다. 

튀르 키예 후원 모금 사기 범죄 기승

다른 한편,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모금 사기 범죄도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4일 BBC 뉴스 코리아에선 AI 생성 이미지가 모금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참사 모금 활동을 위장한 사기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사진=튀르키예 피해자들을 돕자며 암호화폐 지갑 링크를 올린 트위터 게시물/BBC 뉴스 코리아
사진=튀르키예 피해자들을 돕자며 암호화폐 지갑 링크를 올린 트위터 게시물/BBC 뉴스 코리아

해당 기사에선 지진 이후 난방시설이나 물도 없이 고통받는 생존자들을 위해 기부해달라고 접근한 뒤, 도움이 필요한 생존자들을 위한 기부금이 아닌 자신의 페이팔 계정 또는 암호화폐 지갑으로 빼돌리는 사기 수법을 공개했다.  

실제로 트위터에는 감성적인 이미지와 함께 기부를 독려하며 암호화폐 지갑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걸린 게시물이 여럿 있었다. BBC 뉴스의 한나 겔바트 기자는, 어느 트위터 계정엔 무너진 건물 앞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소방관의 사진과 함께 12시간 동안 같은 내용으로 호소한 글이 8번이나 반복 게시된 사실도 전했다. 

사진=900달러가 모인 ‘터키 지진 재난 구호’ 기부 페이지/BBC 뉴스 코리아
사진=900달러가 모인 ‘터키 지진 재난 구호’ 기부 페이지/BBC 뉴스 코리아

이 외에도 페이팔에선 지진 피해자들을 돕자며 생성된 모금 페이지만 100개 이상 발견됐다고 전해졌으며, 일부는 사기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게다가 페이팔은 2016년 이후 튀르키예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샤르마가 "튀르키예 외 지역에서 페이팔을 사용하는 실제 자선 단체도 있지만, 만약 모금자가 튀르키예에 있다고 말한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인 사실도 전해졌다. 

저작권자 © 경기연합신문 | 세상을 바꾸는 젊은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