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국정원과 국방부의 '기밀 정보 삭제' 정황이 발견됐다.
검찰이 박지원 전 원장을 첩보 보고서 삭제 혐의로 고발 한 가운데 군 정보 유통망에서도 첩보 관련 기밀정보가 무더기로 삭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기밀 삭제를 지시한 ‘윗선’으로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군과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관련 정보의 은폐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됐다.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이씨의 실종이 월북으로 추정되는 과정에서 관련해 군이 수집한 초기 기밀정보 일부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 '밈스(MIMS)'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된 문서 중에는 1·2급 같은 대외비 등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밀정보의 삭제 시기는 이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날인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국방부 장관이 참가한 회의 직후 였다.
따라서 해경과 군이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사이에 기밀 정보가 삭제된 것이다.
한편 군은 삭제에 대해 관련 첩보를 접하지 않아도 될 예하부대까지 전파되는 것을 막고자 했던 필요 조치라고 해명했다.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예하 부대로까지 전파했던 민감한 첩보 내용을 MIMS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본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한편 익명의 군 관계자는 "관련 파일 일부가 삭제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도 '서해 피격사건' 뿐만 아니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무단 입항' 등 군이 소홀한 대처로 비난을 받은 다른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도 밈스에 탑재된 기밀정보가 삭제됐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는 서해 피격사건 뿐만 아니라 그간 군의 대처가 미흡했던 의혹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